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회식이나 모임 등이 많이 없어지게 되었지만 이에 따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집에서 ‘혼술’ 혹은 ‘홈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알코올 중독 혹은 알콜 의존증을 호소하면서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이란 흔히 알코올 중독으로 일컬어지는 병으로 술과 같이 알코올을 포함한 물질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생기는 의존성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의존성은 금단 혹은 내성 등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 의존성이 커질 경우 폭력, 음주 운전 등 사회적인 문제나 기억 장애와 같은 심각한 신체적 질환이 발생됨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중단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문제이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과 2020년을 비교했을 때 환자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감소 추세는 뚜렷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알코올 의존증은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훨씬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에는 남성 환자 수가 여성 환자 수의 4.2배 이상 높았습니다. 나이대별 환자 수는 50대 환자의 비율이 27.6%로 가장 높았으며, 40대와 60대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알콜 중독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양이 많거나 술의 종류를 기준으로 진단하는 정신장애가 아닙니다. 즉 술을 좋아한다고 해서 알코올 의존증이 아니며 알코올을 장기간 사용하여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 행동이 빈번히 나타나고, 알코올 금단 또는 내성 등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속적인 음주로 인한 영양결핍, 간 기능 저하, 기억력 문제 등의 신체적인 문제를 겪거나 가정 내 폭력, 직업상실, 주폭, 음주운전 등의 사회적 문제 혹은 불안, 우울, 환청 등의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면 마시는 술의 양이나 종류에 상관없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합니다.
알콜 중독 자가 진단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는 알코올 중독을 알코올 의존(Alcohol Dependence)과 알코올 남용(Alcohol Abuse)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진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의 진단 기준>
지난 12개월 내에 아래의 7개 항목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알코올 의존을 의심해야 합니다.
1. 술에 대한 내성이 나타나 같은 양의 술로는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없어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된다.
2. 금단증상이 있거나 금단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술을 찾게 됩니다. 금단증상은 술을 마시지 않는 금단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손떨림, 불면증, 소화불량, 불안과 긴장, 환청이나 환각 등이 있습니다.
3. 술을 먹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거나 장기간 마신다.
4.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겠다 굳게 결심하고 노력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5. 술을 구하거나 먹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허비한다.
6. 술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직업적 및 여가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인다.
7. 술 때문에 몸과 마음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술을 마신다.
<알코올 남용의 진단 기준>
위의 알코올 의존의 기준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계속되는 음주로 인해 지난 12개월 내에 아래의 4개 항목 중 1가지 이상을 경험한다면 알코올 남용을 의심해야 합니다.
알콜 중독 자가 진단 테스트 후 알코올 의존 혹은 알코올 남용이 의심된다면 치료를 위해 가능한 빠르게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은 환자 혼자서 극복하기 어려운 질병이며, 안일하게 생각하여 방치하다가는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 사람들까지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흔히 알콜 중독환자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혈색이 어둡고 폐인처럼 생활하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실제로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며, 환자 본인 또한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알콜 중독 심각단계로 넘어갈 수 있음을 인지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알코올 의존증은 단기간에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고 최소 5년 이상, 어쩌면 평생 동안 집중 추적 진료가 필요한 질병입니다. 만약 본인 스스로 절제가 어렵거나 손떨림, 두근거림 등의 금단증상이 발생한다면 약물 치료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꾸준한 노력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치료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은 재발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질병입니다. 따라서 치료 시엔 조절 능력을 회복시켜 술을 적당히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만약 주변에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있다면 금주 동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