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정리 요약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오픈한 레고랜드는 오픈날 1만여 명이 넘게 몰려들어 줄이 길게 늘어진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또 오픈한 뒤에는 엄마, 아빠가 열심히 움직여야만 움직이는 놀이 기구, 일명 ‘자의’로 드롭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레고랜드가 다른 문제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개장 5개월 만에 개발사가 부도가 났기 때문입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춘천에 2022년 5월 5일 오픈한 한국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테마파크로 레고(LEGO) 브릭으로 지어진 40여 개의 놀이 기구와 어트랙션과 쇼, 그리고 15,000개의 레고 모델 전시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각기 다른 레고 테마의 154개 객실을 갖춘 레고 호텔로 구성된 레고 코리아 리조트는 레고랜드를 방문하는 손님에게 최고의 레고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건설과정

레고랜드-호텔
레고랜드 호텔

레고랜드는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테마파크로 디즈니 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함께 세계 3대 테마파크 중 하나로 불립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세계 테마파크라 지어질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레고랜드 계약

레고랜드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1년 강원도가 세계 2위 테마파크 회사인 멀린 엔터테인먼트와 레고랜드를 짓기로 계약했습니다.

부지로 선정된 곳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중도라는 섬이며, 이곳에 레고랜드를 짓기 위한 개발 회사가 필요했는데 이때 강원도가 설립한 회사가 강원중도개발공사(GJC)입니다.

유적 발견

하지만 2014년 개발을 위해 땅을 파던 중 테마파크 부지에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영국의 스톤헨지를 뛰어넘는 청동기시대 유적이 발견된 것입니다.

유적은 유물 몇 개가 발견되는 수준이 아닌 고구려 시기 만든 무덤을 시작으로 유물 9천 점 이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춘천-중도-선사유적지
춘천 중도 선사유적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유적지로 밝혀지며 결국 공사는 난항에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공사가 미뤄지는 동안에도 사업비는 계속해서 지출되었습니다.

2017년 11월 뉴스를 살펴보면, 강원도가 출자한 개발업체인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약정 대출액 2천여억 원의 절반가량을 사용했다고 하였습니다.

레고랜드 건설 재시작

유적 발견으로 헛돈만 쓰고 끝날 것 같았던 레고랜드는 당초 운영만 맡기로 했던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2019년 직접 사업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공사 부지는 유적지를 피해 진행하고, 유적지 구역에는 공원과 박물관을 만들기로 하면서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5년 만에야 사업을 재개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이미 절반 넘게 써버린 출자금만으론 레고랜드 건설이 어려워지자 2020년 투자 목적의 특수회사인 아이원제일차(주)를 설립하여 2천억 원어치 채권을 발행해 돈을 끌어모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레고랜드는 건설을 무사히 완료하였고, 2022년 5월 5일 정식 개장을 하였습니다.

레고랜드-어트랙션
레고랜드 어트랙션

레고랜드 채권 부도

현재 레고랜드 관련 부도가 난 것은 바로 2020년 투자 목적의 특수회사인 아이원제일차(주)가 발행한 채권입니다.

채권은 정부나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입니다.

자금 유동화 기업어음 채권

이번에 문제가 된 채권은 ABCP(자금 유동화 기업어음)으로, 쉽게 말해 레고랜드가 앞으로 운영하면서 벌 돈을 담보로 투자를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레고랜드가 운영에 문제가 없어 빚은 갚아나가면 괜찮지만 사업이다 보니 그렇지 못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강원도가 나서서 채권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습니다.

채권은 갚을 능력에 따라서 신용도가 나뉘는데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서면서 이 채권은 신용도가 매우 높아져 거의 지방채 급이 된 것입니다.

회사채-신용등급
회사채 신용등급

채권 부도

아이원제일차(주)에서 발행한 채권은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서면서 국내 증권사 10곳과 운용사 1곳이 투자했고, 만기일이 지난 9월 29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만기일 하루 전날 김진태 강원 도지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 강원도중도개발공사 아시죠? GJC라고 하는데 회생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9월 28일 김진태(강원 도지사) 발언 중

즉, 강원도가 돈을 못 갚겠다고 강원 도지사가 발표를 한 것입니다.

도지사의 이 한마디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거렸습니다.

또한 신용도가 A등급이었던 채권은 다다음날 C 등급으로 떨어졌고, 일주일 뒤엔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D 등급으로 강등되었고 결국 10월 5일 최종 부도 처리 되었습니다.

강원도 사정

강원도가 나서서 하는 사업이라 문제없을 것이라 했는데, 결국 부도가 나자 금융시장 전체로 위기가 퍼졌습니다. 하지만 강원도도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임 도지사(최문순 전 강원 도지사)가 레고랜드, 알펜시아리조트 등 벌여놓은 사업이 너무 많았고, 코로나로 막대한 돈을 푼 탓에 강원도 재정 부담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

지방정부가 약속한 지급보증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 금융시장 전체에 퍼지면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일반 회사채는 물론이고 한국도로공사와 과천도시공사 등 신용도 최상급이던 공사채들도 줄줄이 유찰이 되었습니다.

사태가 커지자 김진태 도지사는 문제가 된 채권 2,050억 원을 오는 12월 15일까지 전액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정부도 대책에 나섰습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월 23일 “현재의 시장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 기존 시장 안정 조치에 더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 원 플러스알파’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도움은 꼭 필요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경기 침체는 그 이후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 재차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마치며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레고랜드 사태는 경제문제에 정치적 접근이 얼마나 큰 시장의 혼란을 가져오는지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심각한 파장으로 인하여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에 남는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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