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우리나라도 애플페이가 도입될 예정입니다. 지난 10월 30일 기사에 따르면 NFC 단말기가 있는 곳부터 애플페이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애플페이는 출시되었던 2014년부터 국내에 출시된다는 루머가 해마다 있었지만 항상 사실무근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11월 말부터 시범 서비스와 함께 정식 출시가 임박한 것입니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차이점
현재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 독주체제입니다. 삼성페이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와 함께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결제 시스템도 사용하고 있는데, MST 방식은 긁어서 결제하던 마그네틱 카드를 자기장으로 구현한 기술이어서 기존 단말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페이 때문에 삼성 갤럭시를 구입한다고 할 정도로 삼성페이의 점유율은 가히 절대적인 수준입니다.
하지만 애플페이는 MST 방식은 불가하며 NFC 방식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NFC는 근거리 무선통신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삼성페이의 MST와 동일하게 카드 단말기에 가져다 대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교통카드처럼 NFC 리더기 근처에만 가져가면 인식이 되기에 MST 방식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결제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MST 방식은 마그네틱 카드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최근 정보 유출이나 카드 복사 등 보안이 취약하여 전 세계적으로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보안이 뛰어난 IC 카드나 NFC 기반의 비접촉 모바일 결제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도 MST 방식이 아닌 NFC 방식의 도입과 투자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애플페이 교통카드
애플페이를 쓰려면 NFC 단말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NFC의 불모지라고 불릴 만큼 NFC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이 적습니다. 가맹점 숫자 기준으로 보면 약 10% 정도이나 교통카드 단말기에는 NFC 기능이 달려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애플페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NFC 단말기가 있다고 하여서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애플페이를 교통카드로 사용하려면 교통카드 회사가 별도로 애플과 직접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현대카드가 아니라 ‘티머니’나 ‘캐시비’와 같은 교통카드 회사가 애플과 직접 계약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추가 계약 과정 외에도 국제 표준 인증도 받아야 하고, 단말기 업그레이드도 필요하여 추가적인 비용이 들다 보니 애플페이의 교통카드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전 세계 73개국 중 교통카드까지 같이 사용하는 나라는 12개국(2022년 기준, 러시아 제외, 일본・중국 포함) 뿐입니다.
그런데 최근 아이폰 유저들이 기뻐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티머니가 애플페이와 관련된 국제표준인 EMV Contactless L1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EMV는 우리나라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꼭 받아야 하는 인증이기 때문에 티머니가 애플페이랑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티머니나 개시비 등 교통카드 회사가 직접 나서서 애플과 계약을 해야만 애플페이를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것으로 보아 당장은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애플페이 체크카드
애플페이가 우리나라에 못 들어왔던 이유 중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두 가지는 바로 NFC 단말기와 수수료입니다. 이중 수수료 때문에 체크카드가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애플페이를 사용하면 카드사는 두 종류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하나는 애플에 내야 하는 애플페이 수수료(미국 기준 0.15%)이고, 다른 하나는 EMV 규격을 만든 회사에 내는 EMV 사용료입니다. 교통카드 이용 관련하여 이야기한 EMV는 1993년 유로페이와 마스터카드, 비자카드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일종의 결제 표준 규격입니다.
카드 결제는 무수히 많은 정보가 서로 오가야 하는 만큼 빠르고 정확한 국제 규격이 필요했고, 이걸 개발 운용하는 회사를 세 카드사가 개발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무조건 이 규격을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나라별 독자 규격도 있어 애플이 각 나라의 독자 규격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미리미리 독자 규격을 만들었던 일본이나 호주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너무 늦게 독자 규격을 만들다 보니 애플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애플페이를 쓰려면 꼭 EMV 규격만 써야 하고, 이를 운용하는 회사에 별도의 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 사용료가 무려 결제 금액의 1%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수수료율이 우리나라에서 정한 체크카드 법정 수수료율(0.25% 이상)보다 훨씬 높다 보니 카드사에서 체크카드는 애플페이로 사용하지 못하게 할 거란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낭설이며, NFC를 사용하던 IC 칩을 이용하던 차이는 없고 해외냐 국내에서 사용했는냐에 따라 수수료율이 정해지는 것이라 체크카드와는 무관합니다. 다만 애플에 따로 내야 하는 애플페이 수수료가 부담이라 애플페이와 연동되는 체크카드는 연회비를 따로 받거나 기존 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마치며
애플페이 교통카드 연동은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체크카드는 당연히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시된 지 8년 만에 드디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애플페이는 점점 늘어나는 애플 기기 사용자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올 것입니다.